2021년 10월 23일 토요일

S4E03. 어서와 싱가포르 방역은 처음이지?






"Disneyland with the Death Penalty" - William Gibson
싱가포르는 사형제도가 있는 디즈니 랜드이다






Rrrrrr


영어 듣기 수행 평가 같은 느낌 때문일까, 아니면 어디서 전화가 온건지 알거 같아서 였을까..
알수 없는 긴장감으로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헬로우, 미스터 쏭 숭..화? 저는 싱가푸라 클리닉의 닥터 xxx 입니다. Serology(항체) 테스트 결과가 나와서 연락드렸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스트 결과는 Negative 입니다... 주절주절..."


"Negative!? 어..  그러니까 저 이제 Vaccinated 인증 받은거에요? 안전한거죠..?"

 

나는 합격이라고 순각 착각했다

순간 Negative라는 말이 PCR test 결과와 헷갈려서 좋은 걸로만 착각했지 뭐야.



닥터는 아니라고, 다시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항체 테스트 결과가 음성이라는 이야기는 항체가 없다는 말이었고 (정확히 말하면 항체 수치가 낮아서 인정 안된다는 뜻) 그 말인 즉슨,


응~ 너 백신 맞아야됨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수천 키로를 날아 바이든 형을 만나 가져온 얀센 백신을 맞고 백신 접종자 라고 믿고 살았고 당당하게 입국도 했지만 결국 원효대사 해골물 이었다..




그리고 싱가포르의 법은 엄격했다.


코로나 시국에 싱가포르는 이렇게 TraceTogether 라는 앱을 시민권자 이민자 할 거 없이 "의무"로 설치하고 방문하는 모든 곳에 check in/ checkout 을 하며 당국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가차 없는 Not Vaccinated.. 스냅샷 찍을 당시 오른쪽 test status가 그린라이트인 이유는 PCR test 결과 이후 24시간의 디즈니랜드 자유이용권을 준 것이다.)


아, 비유가 좀 다르긴 하지만.. Disneyland with the Death Penalty 간접 체험인가..

사실 이 문구는 SF 작가 윌리엄 깁슨이 싱가포르의 성공한 자본주의 경제에 비해 정치적인 상황은 독재국가인 상황을 에세이에서 표현한 것으로, 서방 국가에서는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항의의 의미로 해당 에세이를 출판 금지를 시켰다고 한다





법만 잘지켜요. 싱린이 여러분








현재 싱가포르는 With Corona 정책으로 적극적인 백신 접종과 함께 개방의 준비를 하는 한편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확진자 수 때문에 또 다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백신을 안맞았다는 뜻은 이동의 자유에 심각한 제한이 발생한다.

결국 나는 부랴부랴 백신 신청을 하고 (EP 홀더들에게도 무료로 백신을 제공한다) Raffles City Convention Hall 에 백신 접종을 신청하였다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증가하는 확진자수가 위험하다 판단했는지, 싱가포르 정부는 강경책을 내놓았다.

결국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쇼핑몰과 호커 센터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의 야외 푸드 센터) 출입마저 제한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백신 안맞으면 여기서 살 생각 하지 말라는 선고...)


애초에 식당 출입이 금지된 마당에 국가에서 허락한 유일한 호커 센터마저 막는다니...


자유는.. 억압 받을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어쩌겠어. 출입금지 당하기 전까지 호커 센터를 가서 열심히 뽀개야지...










관광객들에게 엄청난 핫플인 Newton Food Center.

처음에 JH님이 인도해 주신 이 은혜로운 곳은 식당 출입이 불가능한 나에게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었다

입뺀 당하기 전까지 틈날때 마다 Jay 님과 가고, JH님과 가고 혼자도 가서 먹었다.

싱가포르에 오면 여기를 꼭 한번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33번 Satay, BBQ 가게가 맛집









싱가포르의 방역 정책을 좀 더 이야기 해보자면 참 흥미롭기도 하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너무 강력하다고 비판을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 한국은 음식점 같은 곳 말고는 딱히 체크인 트래킹을 하지는 않는다.


여기 싱가포르는 음식점, 카페 뿐만 아니라 쇼핑몰과 지하철 입구마저도 이렇게 생긴 트래킹 센서 게이트웨이가 있고, 항상 스태프가 옆에 상주하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앱을 이용해 태깅을 하도록 강제한다.

Trace Together 앱을 켜면 블루투스가 활성화 되고 이렇게 기계 가까이 갖다 대면 불이 들어온다.
한국보다 시스템은 훨씬 편하게 되어 있다. 
효율적이고 정확한 통제를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는 것을 알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곳의 대부분 사람들은 아무 거부감이 없는거 같다는 것이다. 그저 잘 되어 있는 시스템을 따르고 그 안에서 누릴수 있는 것을 누리며 적응하며 사는 거 같은 느낌이다.



서양의, 특히 미국식 자유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자유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자유.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이주민 들이 지쳐서 떠나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목격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시아 국가중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조기 통제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무분별한 자유를 외치며 통제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는 국민성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 보다 훨씬 많은 피해를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 미국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사회 시스템 내에서

미국은 일단 하지 말란것만 안하면 된다. (교통 표지판에 하지 말란것만 안하면 모든 방향 주행 가능)
한국은 일단 하라는 것만 하면 된다. (교통 표지판에 하라는 것만 하도록 가이드 되어 있음)


이 두가지 차이를 느낀적이 있었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좀 더 엄격한 한국쪽에 가깝다. 하라는 것(법)만 잘 지켜라. 매우 진심으로.




코로나 시대 자유와 통제를 하는 방식을 두고 각 국가별로 대처하는 방식이 이렇게 다르고, 또 그것을 통해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엿볼수가 있는거 같다.

이렇게 나와서 밥만 먹어도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이런 곳이구나를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라고나 할까..


주어지는 자유가 특정 시대를 잘 만나면 엄청난 르네상스를 이룩할수 있는 무한한 동력을 주지만, 반면에 적절히 통제가 안되었을 경우 시스템 전체가 타격을 입을수도 있다는 것은 반복되는 역사가 말해주는거 같다. 팬데믹 같은 상황에서 유럽 및 미국 국가가 타격이 컸던 것도 사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