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일 월요일

쥬니어 개발자의 해외 취업 준비 #5 Berkeley Startup Job Fair



** 여행 이야기를 주로 하다가 오랜만에 취업 준비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


미국에 와서 사실 막막 했다.

준비는 했다지만 부족한 것 투성이고 인터뷰 제의는 없고 이력서는 여전히 엉망이었다.


그래서 그냥 열심히 놀았다 2주 정도. 


실리콘밸리에 와서는 노는걸 좀 자제하고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회사들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냥 Job Fair라든가 밋업 이벤트에 마구잡이로 참가 신청을 하였다.


1월 29일. Berkeley Startup Job Fair 에 참가하기 위해 차를 몰고 나갔다.
써니베일에서 상당히 먼 거리인데 그냥 UC Berkeley가 근처에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버클리는 Bay Area  의 북동쪽에 위치한 실리콘 밸리 가장자리 동네 같지만, 사실 샌프란시스코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매우 가깝다.
UC  Berkeley는 명실상부한 명문대이고 유능한 인재들이 매년 쏟아져 나오며 스타트업 열기도 만만치 않다.

UC Berkeley




내가 등록한 밋업 이다.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 하자면 Job Fair는 나같은 외국인 노동자가 가봤자 별로 큰 수확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애초에 큰 기대도 안 했고 그냥 스타트업들이 어떤 인력들을 채용 하는지 궁금해서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갔다. (난 어차피 여행 온 거니까..)

너무 피곤한 나머지 늦은 오후에야 주섬주섬 차를 몰고 갔더니  아뿔싸... 예상 밖의 트래픽에 발목을 잡혀 버렸다. 미국은 3~4시만 되도 트래픽이 장난 아니다...  일찍 일어나는 근로자가 일찍 퇴근하는 나라다.

원래는 UC Berkeley 구경이 주 목적이었는데...ㅠㅠㅠ 이미 해가 져버려서 어두 컴컴한 캠퍼스는 감흥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에 가봐야지..



버클리는 동네가 참 아기자기 하다.
잡 페어가 있는 곳을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그리고 들뜬 저녁을 즐기고 있다.









드디어 도착한 잡 페어 현장. 엄청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시작이 5시 였고 나는 7시가 거의 다 되어서 도착 하였는데도 이렇게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에게는 정말 실망스러운 시간 낭비였다.
여기 있는 스타트업 수준이 실망스럽다는게 아니라 나를 채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뜻이다.
비자를 발급할 정도로 투자를 받은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몇 가지 알 수 있는 사실이 있었는데


상당수의 회사들이 풀 스택 개발자를 찾는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개발도 하고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경험있는 능력자를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아이폰 텃밭이기 때문에 모바일 개발자는 우선 iOS를 선호한다.
회사가 조금 성장하고 확장을 할 필요가 있을 때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채용한다.
시장 장악력은 안드로이드가 크지만 그만큼 개발 비용이 많이 든다.



영상 인식 만으로도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인력 3명의 이 하이 테크 회사는 주로 영상 알고리즘 엔지니어와 클라우드 분산 처리를 위한 백엔지 엔지니어를 찾았다. (아이패드로 데모를 보여줬지만 모바일은 이 회사의 주요 관심 대상이 아니다.) 영상 처리, 머신 러닝 등 인지 과학 기술이 핵심이다. 지금은 그냥 기술만 팔고 있다고..



이 회사는 비디오 분석 기반 정보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저기 보이는 명함은 CTO인데 이야기를 해 보니 인턴을 뽑는단다.
그것도 빅데이터 분석 전문 고급 인턴을...



3D 맵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떤 스타트업은 나에게 이메일을 적어놓고 가면 challenge 문제를 주겠다고 했다. 그 문제를 풀면 인터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궁금해서 메일을 적었는데 나중에 진짜 문제를 보내줬다. (백엔드 설계 및 구현 문제였는데, 내 전공이 아니라 그냥 무시했다)



대충 스타트업 회사들의 엔지니어 인력 수요는
풀스택 웹 서비스 개발자, iOS 개발자,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등등이 HOT 하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한다.

기승전V(비자)...

나는 언젠가 미국에서 스타트업 회사에 기여를 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적절한 취업 비자나 신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이다.

뭐 여기까지 확인했으면 더 이상 볼것도 없다. 나는 그냥 근처 동네나 한바퀴 돌고 집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2주간의 여행 강행군으로 몸이 좀 축난듯 하다..
약간 감기기운도 있고..  버클리 대학 근처 카페에서 차를 한잔 마셨다.





늦은 시간에도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에는 페퍼민트 차가 제격이다.
괜히 허탈하고 생각만 많아졌다.